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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이사는 매우 영적인 일입니다]-JULY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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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는 매우 영적인 일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살던 집을 팔고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 들어갈 집이 7월 말에야 입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창고에 짐을 넣어놓고 한 달 동안 임시로 거처를 얻었습니다.

이사를 하면서 느낀 점들이 많습니다. 먼저 내가 그동안 쓰레기더미 속에서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무소유(無所有)를 실천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는 단순하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이사를 하다 보니 얼마나 많은 것을 탐욕스럽게 모으고 살았는지 깨달았습니다. 어디에 처박혀 있었는지 것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거나 입지 않았던 것들, 심지어 이런 게 있었나 싶은 처음 보는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또 사용할 수 없는 물건들도 많았습니다. 거라지 세일도 하고, 기증도 하고, 수없이 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쓰자니 별로고, 버리자니 아깝고, 남 주자니 욕먹을 것 같은 물건들이 가득했습니다.

공자께서 완물상지(玩物喪志)”라 하셨습니다. 물건을 가지면 공간만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차지해버린다는 뜻입니다. 생각해보니 내 생각과 마음과 삶에도 이런 쓸데없는 것들이 잔뜩 쌓여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두 번째로 깨달은 것은 하나님께서 그간 내게 참 많은 복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13년 전에 미국에 올 때 거의 빈손이었는데 그동안 공부도 마치게 하시고, 두 번이나 집을 사고, 또 이렇게 좋은 집에서 살게 하셨다는 것을 깨닫고 감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사를 위해 집을 보러 다니면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얼마나 좋은 집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좋은 집을 잘 가꾸고 보살피지 못한 게 못내 미안했습니다. 지금 있는 곳이 최고로 좋은 곳임을 감사하며 보살피고 가꾸는 일이 필요하다는 걸 떠나게 되어서야 깨닫게 되다니 참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다행히 에모리 대학 근처의 원 베드룸 아파트를 한 달간 빌려서 우리 가족 네 명이 지내고 있습니다. 작은 아파트이지만 가구나 가재도구가 없으니 넓기만 합니다. 딱딱한 바닥에 침낭을 펴고 잠을 자니 불편하지만 즐겁습니다. 13년 전 미국에 올 때가 생각났습니다. 시카고 맥코믹신학교 기숙사에 처음 도착했을 때 아직 한국에서 짐이 오지 않아 일주일 정도 가재도구도 없이 맨바닥에 담요 몇 장 깔고 자면서 지냈지만 불편한 생활 속에서도 무척 행복했었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제게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새로 시작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시간이 저의 처음 열정, 처음 사랑, 처음 순수함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도 이사를 한번 하시던지, 아니면 집을 한번 뒤집어서 버릴 것들을 버리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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