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터

담임목사 칼럼

[나는 장례식장에 꼭 간다(Always Go to the Funeral)] 06-16-2024


나는 장례식장에 꼭 간다(Always Go to the Funeral)

언젠가 NPR 라디오의 ‘내가 믿는 것(This I Believe)’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된 “나는 장례식장에 꼭 간다(Always Go To The Funeral)”는 글을 읽고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3년 전 4월의 그 어느 차가웠던 밤, 암 투병을 하던 저의 아버지께서 조용히 숨을 거두셨습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은 수요일에 있었습니다. 저는 며칠 동안이나 멍한 상태에 빠졌다가 장례식에 참석해서 어느 순간에 우연히 고개를 뒤로 돌려 교회에 앉아있던 추모객들을 보게 됐습니다. 그 생각만 하면 저는 아직도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습니다. 제가 그때까지 보아온 가운데 가장 인간적이고, 강력하며, 사람을 겸허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던 그 모습은 바로 장례식엔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 믿으며 불편을 무릅쓰고 수요일 오후 3시에 교회를 꽉 채운 그 수많은 추도객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지난 수요일에 고 강사라 집사 천국 환송 예배에서 설리번 변호사가 느꼈던 것과 같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비교적 이른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온 교인들, 어린 자녀를 동반하고 온 교인들, 골수이식 후 첫 외출을 장례식장으로 하신 교인, 불편한 걸음걸이에도 기꺼이 참석하신 어르신 등, 채플과 로비를 채운 교인들은 제게 감동이었습니다. 교회가 한 가족이며, 위로와 소망의 공동체임을 확인할 수 있는 귀한 자리였습니다.

32년 전 목회자로 첫 출근을 하던 날, 저는 교회가 아니라 장례식장으로 출근했습니다. 15년 전 중앙교회에 처음 출근하던 날에도 장례식이 있어서, 저는 교회에 정식 인사도 드리기 전에 얼굴도 모르는 분의 장례식장으로 첫 출근을 했습니다. 저는 장례식은 교회가 가장 정성을 쏟아서 치러야 하는 예식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강사라 집사가 입원했고, 소생할 가능성이 없어 임종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했습니다. 안식월은 담임목사로서의 직무를 일시 중단한 것이니 장례가 나도 부목사님들이 맡아서 진행하는 것이 순리였습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튀르키예 성지 순례와 지진 지역 방문이 예정되었기에 고민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하기로 했습니다.

주일에 저를 보고 눈물을 글썽거리며 제가 와서 안심된다고, 고맙다고 말씀하는 교인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그만큼 교인들이 사라 집사님 일로 마음이 아팠다는 표시였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담임목사를 보고 안심을 하는 교인들이 고마웠습니다. 우리는 한 가족이 되어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중앙교회가 사랑과 위로의 가족 공동체가 된 것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제가 귀국하기를 잘 한 것 같습니다.

저는 금요일(14일)에 튀르키예로 떠나 사흘간 지진 지역을 방문하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아직 슬픔이 가시지 않은 여러분 곁을 더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여러분이 유족을 잘 위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며 진정한 가족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댓글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