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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흰 구름 뭉게 뭉게” 박찬미 목사] 07-16-2023


“흰 구름 뭉게 뭉게” 박찬미 목사

행렬의 제일 앞에는 선생님 한 분이 북을 매고 북을 치며 찬양을 부르셨고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뒤 따라 동네를 돌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몇 명 안되다가도 점차 골목 골목 돌다보면 교회에 도착할 때는 큰 무리를 이루게 됩니다. 영문도 모른 채 따라와 예배당에 앉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무더위에도 참 빼곡히도 앉았습니다. 뜨문뜨문 벽에 박힌 선풍기는 또 뜨문뜨문 한참을 돌아 살짝 스쳐 지나가도 덥다고 불평하는 아이 하나 없었습니다. 하얀 전지에 손으로 적어 나간 찬양 가사들을 넘겨가며 선생님이 율동하며 인도하시면 우리는 찬양을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흰 구름 뭉게 뭉게 피는 하늘에~.” 쩌렁 쩌렁 예배당을 울리고 담장을 넘어 동네에 울려 퍼졌습니다. 그 시절 여름성경학교는 길고 긴 방학에 너무나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2023년 지금의 여름성경학교, VBS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아이들은 여전히 VBS를 기다리고 좋아합니다. VBS가 다가오면 눈을 반짝이며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하지만 제 기억 속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풍경입니다. 감사하게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모든 게 풍족해졌습니다. 프로그램도 훨씬 전문적으로 아이들 연령과 특성에 맞추어 제공해줍니다. 그런데 또 하나 큰 변화는 아이들이 참 바빠졌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할 일 없던 심심해하다가 선생님을 따라 교회로 모여드는 동네 아이들이 아닙니다. 아이들을 교회 행사에 초대하려면 일정을 몇 달 전부터 알리고 또 조율해야 합니다. 부모님들은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수업과 활동을 제공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 중요한 프로그램 중에 VBS가 놓이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교회에서 아무리 있는 힘을 다해 준비 한다고 해도 아이들을 모셔오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비단, VBS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주일 예배에 출석하며 아이들 신앙교육을 위해 힘쓰는 것과 다른 일정들이 충돌하여 힘들어하는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사정상 VBS에 참석하지 못할 수도 있고 주일에 출석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좋은 교육을 주고자 애쓰는 부모들의 모습은 참 귀합니다. 그렇지만 VBS가 순위에서 밀리 듯,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밀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VBS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아주 간단한 진리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죽게 하기 까지 바로 당신의 그 자녀를 사랑하셨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에게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일이 옵션이 아니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여호와 하나님만 섬기라고 명확히 알려주셨습니다.

“오직 내 집은 여호와만 섬기겠노라” 이 고백이 분명해야 합니다. 자칫 자녀를 잘 키우겠다는 목표가 또 내 가정을 잘 꾸리겠다는 다짐이 섬김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지요. 우리 아이들은 20년, 30년 후에 VBS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그들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되길 바라고 또 그 사랑을 기억하며 이제는 내가 섬기는 봉사자가 되고 교사가 되길 바랍니다.

이번 VBS에는 수24:15을 인용한 이 말씀을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만일 여호와를 섬기는 것이 여러분에게 좋지 않게 보인다면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섬기는 성공을 위한 삶을 섬기던지 여러분이 섬길 자를 오늘 택하십시오.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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