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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예약 문화, 사전 등록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08-20-2023


예약 문화, 사전 등록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미국에 처음 와서 낯선 것 중의 하나가 예약 문화였습니다. 의사에게 갈 때도, 미용실에 갈 때도 예약은 필수였습니다. 식당도 예약하고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예약 없이 가서 기다리는 경우도 있지만(이런 걸 walk-in이라고 합니다.) 대개는 예약해야 합니다. 또 모임에 초청받을 때 ‘RSVP’를 해달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말이 낯설었습니다. RSVP는 불어로 Répondez s'il vous plait(=Reply, please)의 약자로, ‘회답 요망’이라는 뜻입니다. 모임에 참석 여부를 통보해달라는 말입니다. 참석 인원을 알아야 제대로 모임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참석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불참할 때도 응답하는 게 예의입니다.

한국 사람은 예약 문화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예약을 잘 하지 않거나, 예약하고도 사전 취소 없이 나타나지 않는(no show)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RSVP나 예약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차원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에티켓입니다.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참석한다고 회답해 놓고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와 심지어는 아무런 회답이 없다가 불쑥 얼굴을 들이미는 경우는 행사 주최 측에는 매우 곤혹스러운 일입니다.

예약 문화가 잘 안 지켜지는 곳이 교회입니다. 교회에서 어떤 행사를 준비할 때 참석 예상인원을 알 수 없어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 성경공부나 야외 행사, 수련회 등을 준비할 때 참가 인원을 미리 알아야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는데, 행사 당일 불쑥 나타나거나 참석한다고 해놓고는 아무 통보 없이 나타나지 않아 낭패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련회 같은 경우도 가겠다고 해서 준비했는데 날짜가 임박하거나 심지어 당일에 불참을 통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급한 사정이 생겨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무책임하게 그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가을 학기 성경 공부가 9월부터 시작합니다. 이미 지난주부터 광고가 나갔고, 예배실 입구에 등록할 수 있도록 신청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꼭 사전에 등록하고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등록하지 않으면 참석할 수 없느냐고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Walk-in, 그냥 오시는 분도 환영하지만, 왠만하면 등록하고 참석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사전 등록과 예약은 준비하는 쪽에만 유익한 게 아닙니다. 본인도 사전에 등록하고 예약함으로써 좀 더 책임감 있게 임할 수 있습니다. 설사 등록했다가 사정이 생겨서 못 오게 되더라도 일단 등록/예약을 하고 사정이 생길 때 통보하면 됩니다.

우리 교회가 예약/등록/응답 문화가 잘 정착해서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교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번 가을에 좋은 성경공부가 준비되었으니 많이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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