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 스피치(King’s Speech)] 09-03-2023
- 작성자 : 웹섬김…
- 조회 : 152
- 23-12-10 14:23
킹스 스피치(King’s Speech)
84년 전 오늘, 1939년 9월 3일, 영국의 조지 6세(1895-1952)는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대국민 라디오 연설을 했습니다. 전쟁을 피하고 싶었지만 독일과의 전쟁을 막을 수 없었던 그는 국민들에게 다가오는 전쟁의 참화와 고통에 대한 진심 어린 연설을 했습니다. 그의 연설이 더욱 의미 있었던 것은 그가 마이크 앞에만 서면 말을 더듬는 언어 장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국민 앞에서 마음을 담아 연설했고, 그 연설은 국민을 하나로 단합시키고 설득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조지 6세(George VI)는 무엇보다도 언제나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거듭되는 독일의 공습에도 조지 6세는 버킹엄궁을 떠나지 않았고, 국민과 함께 전쟁의 고통을 이겨냈습니다. 그의 연설을 유튜브에서 들어 보면 참 어눌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만, 그가 그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처한 영국을 잘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언변(言辯), 말의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담은 진정성 있는 호소였습니다.
조지 6세는 작년 9월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버지였습니다. 그는 형 에드워드 8세가 이혼 경력이 있는 심슨 부인과의 사랑을 택하느라 왕위를 내려놓자 1936년에 갑작스럽게 왕이 되었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너무 엄격한 아버지와 똑똑한 형에 짓눌려 남들 앞에 서면 말을 더듬는 언어 장애가 생겼습니다. 라디오와 무선통신의 발달로 그야말로 ‘대중 정치’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시대에 조지 6세의 언어 장애는 정치 지도자로서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게다가 그가 상대해야 했던 적들은 대중 심리를 교묘하게 조작하는 대중선동(프로파겐다)의 달인인 독일의 괴벨스와 화려한 몸짓과 언변으로 대중을 휘어잡는 언어의 달인 히틀러였습니다. 하지만 괴벨스나 히틀러가 달변으로 나라와 국민을 오도하여 패망의 길을 걸어간 것과 달리, ‘말더듬이 왕’ 조지 6세는 국민을 단합하고 승리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조지 6세가 언어 장애를 극복해가는 과정은 2011년 83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네 개의 상을 받은 영화 <The King’s Speech 킹스 스피치>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조지 6세의 언어 치료를 맡은 라이오넬(Lionel)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 자리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은 그 자리의 어려움을 가장 많이 느끼는 사람이다.”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이 많겠지만, 자신이 있는 자리의 어려움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지도자가 아닐까요? 오늘날 정치, 경제, 종교 등 많은 분야에서 언변이 화려한 지도자,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지도자가 많아도, 자기 자리의 무게를 느끼며 묵묵히 실천하는 지도자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요즘 예레미야서를 읽으면서,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설교자로서 느끼고 생각하는 게 참 많습니다. 코스타리카 단기 선교 잘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분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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