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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은 이성과 지식으로 믿는 게 아닙니다.] 04-09-2023


부활은 이성과 지식으로 믿는 게 아닙니다.

어떤 교육심리학자가 재미있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초등학생 형과 유치원 동생을 한자리에 앉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외국 만화를 시청하게 했습니다. 형은 한글을 읽을 수 있고, 동생은 전혀 모르는데, 그 만화는 자막을 보여주게 했습니다. 자막을 읽을 수 있는 형이 내용을 훨씬 잘 이해하리라고 기대했지만,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형은 그림 보랴, 자막 읽으랴, 그림과 자막의 글씨를 연결하랴 분주했지만, 동생은 처음부터 그림만 보고 줄거리를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자막의 글씨를 읽는 시간에 훨씬 빠르게 내용을 집중해서 꿰뚫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곤 합니다. 자막 없이 영화를 볼 때와 자막을 틀고 영화를 볼 때 오히려 자막 없이 본 영화가 집중이 잘 되고 기억에 분명하게 남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지식이 있다고 무엇이든 옳게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지식이 있다고 모든 사건을 바로 아는 것은 아닙니다. 시력이 좋다고 모든 사물을 바로 보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본다는 것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모릅니다.

2015년에 스코틀랜드의 가수인 케이틀린 맥네일이 옷 사진 한 장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화제가 된 논쟁이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드레스의 색깔에 대해 '흰 바탕에 금빛 줄무늬'라는 의견과 '파란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이라는 의견으로 갈리기 시작했다. 같은 하나의 사진을 두고 사람마다 색을 인식하는 데에 있어서 극명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인간의 시각과 뇌의 인식은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 겁니다.

인식과 기억에 있어서 ‘선명성’과 ‘정확성’은 다릅니다. “내가 분명히 봤는데...내가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이 말은 인식과 기억의 선명성을 말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정확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금도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지식과 이성의 눈으로 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 눈으로 보지 못한 사실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앙의 눈이 열려야 볼 수 있는 부활 사건을 지식의 눈으로 보려 하고, 이성의 능력으로 해결하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는 부활하신 예수가 바로 옆에 와 계신데도 알아보지 못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신이 누구시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엠마오로 가고 있던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령이 그들의 눈을 열어 주시니 보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변화된 주님,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복잡한 전제, 뒤엉킨 지식으로는 주님을 볼 수 없습니다. 오로지 신앙의 눈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습니다.

부활은 정보(information)가 아니라 변화(transformation)입니다. 이번 부활절에 우리 삶에 놀라운 변화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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