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다’와 ‘생각되다’ - 바른말을 사용합시다] 05-21-2023
- 작성자 : 웹섬김…
- 조회 : 243
- 23-12-10 14:12
‘생각하다’와 ‘생각되다’ - 바른말을 사용합시다
말에도 유행이 있고, 시대에 따라 변합니다. 신조어와 유행어가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말도 있습니다. 언어 사용을 보면 나이를 가늠할 수도 있습니다. 2002년에 캐나다에서 토론토 시의원을 하는 한국분을 만났습니다. 이분이 어떤 행사장에서 인사말을 하면서 “변소는 저쪽 건물 뒤에 있다”고 할 때 그만 웃음이 나왔습니다. ‘변소(便所)’라는 말을 오랜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래전에 이민을 오신 분이었던 겁니다.
요즘은 또 ‘줄임말’과 ‘약자’ 사용이 많아졌습니다. 아마도 전화기 메시지에서 글자 수를 줄이려고 그랬을 겁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요즘 한국 방송을 보려면 사전을 검색해야 할 지경입니다. 또 하나 특징이 귀에 거슬리는 존댓말의 남발입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존대할 대상은 손님인데, 여기서는 그만 커피를 존대했습니다. 사물에는 존대어를 사용하지 않지요. 욕설이 남발하는 것도 무척 거슬립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욕을 입에 달고 삽니다. 그냥 욕이 일상 대화의 하나가 되어버렸습니다.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되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는 겁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이 말의 주어는 뭘까요? ‘하루’가 스스로 좋은 날이 되지는 않을 테니 주어가 불분명합니다. 영어로 ‘Have a good day’를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하지 않고,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하면 좀 이상합니다.
어떤 생각을 말할 때도 ‘생각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생각이 된다고 말하면 주어가 모호해집니다. 주체적이지 않고, 뭔가 수동적입니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언어에는 수동태와 능동태가 있는데, 능동태를 주로 쓰는 게 좋은 문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영어를 교정해주는 프로그램에서는 수동태 문장을 쓰면 바꿔쓰라고 빨간 줄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영어의 수동태는 행위자가 명확해서 주어를 생략해도 되거나, 그 반대로 행위자가 누구인지 모를 때 수동태를 쓴다고 합니다. 또 행위자를 감추고 싶을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미국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원주민 억압이나 흑인 노예에 관한 문장에서 평균보다 더 많은 수동태를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나 백인 주류 사회의 책임을 감추고, 그런 일들이 마치 자연 현상인 것처럼 서술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말에서도 ‘되다’라는 말의 빈번한 사용은 책임을 벗어나 보려는 무의식이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하다’와 ‘생각되다’를 나란히 놓고 보면 의미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세상이 점점 책임을 지지 않고 모호하게 책임을 전가하는 쪽으로 나쁘게 바뀌고 있습니다.
한국 정계에서는 ‘주어 실종’이라는 말이 제법 자주 등장합니다. 어떤 말을 해놓고 문제가 되면 주어가 꼭 자기는 아니라고 발뺌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나온 말입니다. 또는 언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정치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경우에도 사용되곤 했습니다.
세상이 바뀌니 말도 바뀌는 게 당연하겠지만, 언어를 더 아름답고 정직하고 정확하게 구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일에는 정치인, 교육자, 방송인 등 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설교자들도 더 정확한 언어, 더 아름다운 언어 사용에 힘써야겠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되어지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되십니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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