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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악천후와 교회 일정에 대한 생각]-MAR. 01


 

 

악천후와 교회 일정에 관한 생각

 

지난 주간에 때늦은 눈이 내렸습니다. 작년에 큰 혼란을 겪어서인지 이번에는 미리 겁을 먹고 학교와 공공기관이 문을 닫았습니다. 우리 교회도 새벽기도회, 수요예배, 성경공부를 취소했습니다. 다행히 예상보다는 큰 피해가 없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두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과연 날씨 때문예배를 취소하는 게 옳으냐 하는 문제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취소를 결정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였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눈이 오나 태풍이 오나 교인들은 악천후를 무릅쓰고 교회에 왔습니다. 혹시 우리 교인들 가운데도 예배 취소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에 목회하던 인디애나는 겨울이 춥고 눈이 많이 와서 해마다 주일예배를 취소하는 일도 거의 한 번씩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주일예배를 취소할 때 교인 한분이 심하게 반발했습니다. 그 때 이렇게 물었습니다. "혹시 이런 날씨에 자제분이 집에 온다고 하면 오지 말라고 하시겠어요, 그래도 오라고 하시겠어요?" "당연히 오지 말라고 하지요. 이런 날씨에 사고 나면 어쩌려고요." 그래서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도 같은 마음 아닐까요? 우리가 이런 악천후에 예배하러 교회에 간다고 하면 오라고 하실까요, 말리실까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예배를 강행하는 것이나 악천후에 안전을 위해 예배를 취소하는 것 모두 용기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복음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할 때가 있지만, 눈길에 목숨을 걸 필요는 없습니다.

언제 취소해야 하는가 또한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일기예보 때문에 취소했는데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으면 어쩌나, 또 그 반대가 되면 어쩌나 여간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당회에서 지침을 만들려고 합니다. 지침이 있으면 매번 상황판단을 위해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인디애나 교회에서는 "Inclement Weather Policy(악천후 지침)"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교회가 속한 포트웨인 커뮤니티 스쿨이 휴교하면 교회도 동시에 휴교한다." 이 기준이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때늦은 추위에도 불구하고 3월이 왔습니다. 이번 봄은 그래서 더 반가운 것 같습니다. 늘 여러분들이 안전을 위해서 더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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