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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어디에서 예배드려야 하나?] 12-03-2023


어디에서 예배드려야 하나?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바로의 학정(虐政)을 견디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은 마음대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모세가 바로 왕에게 나가서 “우리가 사흘 길쯤 광야에 가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려 하오니 가기를 허락하소서.”(출5:3)라고 했던 것으로 보아 제사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자리에서 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바로는 이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한 바로에게는 여러 가지 재앙이 뒤따랐고, 재앙을 견디다 못한 바로가 타협안을 제시합니다. “너희는 가서 이 땅에서 너희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라.”(출8:25) 희생 제사를 드리는 것은 좋으나, 광야로 가지 말고 여기서 드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제사를 드리지 말고 바로 앞에서 희생제를 드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드시 하나님 앞에서 드려야 합니다. 세상 사람이 정해주는 자리는 예배드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리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자리여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광야로 나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회막을 짓게 하시고, “내가 거기서 너와 만나리라.”(출25:22)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사탄이 늘 우리에게 유혹하는 말이 있습니다. “꼭 예배드리러 교회에 가야만 하느냐? 집에서 해도 되고, 사무실에서 드려도 되지 않느냐?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는 무소부재(無所不在)의 하나님 아니냐? 어디서 예배드리든 하나님이 지켜보실 것 아니냐?” 이렇게 우리를 유혹합니다.

전에 애틀랜타의 한 목사가 “두세 사람이 모인 곳에 하나님께서 계시니 굳이 교회에 갈 필요가 없다”며 집에서 몇 명씩 모여서 예배드리라고 했답니다. 그러면서 타 지역의 교인들에게 자신의 설교 CD와 교재를 보내 교회를 떠나 몇 명씩 모여 예배를 드리게 했습니다.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물론 얼마 못가서 이 목사는 목회를 그만두었습니다.

이런 정도는 아니어도 간혹 “초원교회”에서 예배드린다면서 골프장에도 계시는 하나님을 예배하러 ‘그린’으로 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이런 분들이 없다고 믿습니다만.

팬데믹 이후에는 온라인 예배라는 편리한 방법이 생겼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니 문제없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꼭 광야로 가서 제사를 드려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거기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항상 교회에 모여서 예배드려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약속을 이루는 자리가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가 피 값으로 사신 곳이 교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리스도의 약속이 이루어지는 리입니다. 하나님께서 성별하신 자리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예배는 항상 성별된 곳에서 드려야 합니다. 인간의 편의를 따라 예배 자리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렸던 건 공중의 안녕과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제자리로 와야 합니다. 이번 대림절이 예배의 자리를 회복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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