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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금메달의 하나님 노메달의 하나님] 08-14-2016


 

 

금메달의 하나님, 노메달의 하나님

 

 

리우 올림픽에서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전해집니다.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딴 선수, 비행기 값이 없어서 브라질에 가지 못하다가 델타항공의 도움으로 경기 수 시간 전에 간신히 현지에 도착해서 일본에 승리를 거두고 8강까지 오른 나이지리아 축구팀, 한때 자살충동까지 느낄 정도로 슬럼프에 빠졌다가 극복하고 사상 최대의 금메달을 딴 선수, 다정한 표정으로 함께 셀카를 찍어 많은 사람들을 흐믓하게 한 남북한 체조선수 등등 많은 이야기들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여자 양궁에서 2관왕에 오른 장혜진 선수는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면서 빌립보서 4:13절을 인용해서 나는 언제나 능력 주시는 분을 믿고 한다고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과시해서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주의할 게 있습니다. 장혜진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이 기독교의 우월성이나 하나님의 전지전능함을 나타내는 증거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런 논리라면 하나님 안 믿고 금메달을 딴 선수가 더 많고, 다른 신을 섬기고도 금메달을 딴 선수도 얼마든지 많습니다. 또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으면서도 메달을 따지 못했거나 아예 올림픽에 출전조차 하지 못한 선수들이 더 많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우리 인간들의 세상적 성공이나 성취로 드러나는 게 아닙니다. 인간의 성공과 성취가 하나님의 전능하심의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성공이나 성취와 관계없이 그분 자체로 영화로운 분이시며 전능하신 분이십니다. 보잘것없는 인생을 살면서도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최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가운데서 하나님의 임재가 드러납니다. 성공한 사람만이 아니라 오히려 실패하고 낙심한 사람들과 함께 하시며 그들과 동행하시는 하나님이기에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겁니다.

나의 성공과 성취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보겠다는 어쭙잖은 생각을 내려놓기 바랍니다. 나의 보잘것없는 인생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졌을 거라는 쓸데없는 자책감도 내려놓기 바랍니다. 나로 인해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는 게 아니라 나의 초라한 삶에도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날 수 있다는 신비를 믿고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삶을 통해 그리스도의 빛과 향기가 드러나게 되는 겁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냅니다. 승패를 떠나 모두 승리하는 올림픽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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