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욕심을 버리는 게 쉽지 않네요] 02-21-2016
- 작성자 : 웹섬김…
- 조회 : 689
- 16-02-20 21:43
“작은 욕심”을 버리는 게 쉽지 않네요.
교회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마지막이 매우 힘듭니다. 우선 공사비가 예상보다 늘어났습니다. 소방관련 공사와 냉난방시설 교체에 예상외로 비용이 들어갔고, 허가지연으로 비용이 증가했습니다.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공사비를 절감했지만 약 10%의 추가지출이 예상됩니다. 당회와 재정팀에서도 대책을 세우고 있고 시공업체와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기에 좋은 대안이 나오리라고 믿습니다.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니 마음의 갈등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렇게 할 걸, 저렇게 할 걸” 하는 아쉬움이 많이 생깁니다. 또 예산상의 어려움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미련이 생깁니다. “조금만 더 돈을 들이면 더 좋게, 더 멋있게, 더 편리하게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딱 5만 불만 더 있으면...” 꿈에도 노래를 부릅니다. 회의실에 근사한 회의용 탁자도 사고 싶고, 카페에 분위기 좋은 가구도 놓고 싶고, 공장 입구 같은 중앙 출입구를 유리문으로 바꾸고 싶고, 실내놀이방에 좋은 기구도 사주고 싶고, 낡은 문들도 새것으로 바꾸고 싶고.... 이런 생각이 끝이 없습니다.
목요일에 시공회사와 비용관련 미팅을 하고 금요일 새벽기도 시간에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 큰 욕심 없습니다. 이번 공사도 제가 무슨 대단한 욕심 안 부렸잖아요? 담임목사실에 옷장 하나 안 만들고, 가구 하나도 사지 않고, 천장, 형광등 하나 안 갈고, 그저 페인트만 했잖아요. 웬만한 건 다시 쓰고, 그대로 쓰고, 하고 싶은 것들 많이 포기했잖아요. 큰 욕심도 안 부렸는데 너무 아쉬운 게 많네요.”
그때 하나님께서 이런 생각을 주셨습니다. “큰 욕심 부리지 않았다는 그 생각이 위험해. 그게 자기 의가 되고, 교만이 되는 거야. 큰 욕심을 밖으로는 안 드러냈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가지고 있잖아. 이만큼 한 것도 많이 한 거고 감사한 일인데 거기서 조금 더 하고 싶다는 게 왜 큰 욕심이 아니지?”
생각해 보니 제 안에 정말 위험하고 큰 욕심이 있었습니다. “돈 많이 안 들이고도 대단한 일을 해냈다. 어떻게 그런 예산으로 이렇게 멋있게 했어? 한목사는 역시 달라.” 이런 칭찬을 듣는 거였습니다. 이런 걸 “도둑놈 심보”라고 하고 이런 사람을 ”불한당(不汗黨)“이라고 합니다.
아마 여러분들 눈에도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보일 겁니다. 그래도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마지막까지 기도하면서 최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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