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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바쁜 목사는 나쁜 목사]-NOV. 8


 

바쁜 목사는 나쁜 목사

 

 

네 살짜리 아이가 천국에 대해서 배우고는 엄마와 동생과 천국에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빠가 나는?”하고 물었더니 아빠는 바쁘잖아요. 일하러 가야 하잖아요.”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바쁜 아빠는 나쁜 아빠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로 우리 교회에 부임한지 만 6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목사로서 지키고 싶은 원칙 가운데 하나가 바쁜 목사가 되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목사가 바쁘면 영적으로 허약해지기 쉽고 교인들과의 관계가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금년 한해 무척 바빴습니다. 어쩌다 보니 불가피하게 애틀랜타 교회협의회 회장을 맡게 되었고, 또 노회에서 소속 한인교회들을 돌보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교회 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챙겨야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교회당 이전하는 일이 이렇게 힘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교인들이나 주변의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면 하시는 인사가 많이 바쁘시죠. 얼마나 바쁘세요.”라는 인사입니다. 저로서는 감당키 어려운 중책을 겹쳐서 맡다 보니 일정에 짓눌려서 기도/묵상하는 시간도, 책 읽고 사색하는 시간도, 건강을 돌보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줄었습니다. 교인들을 돌보는 일도 자연히 소홀했을 겁니다. 교인도 목사가 바쁘다고 인정하고 귀찮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조금 거리를 두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저를 잘 참아주시고 도와주신 교우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교협 회장은 이번 11월 말로, 노회 안에 한인교회들을 돌보는 일은 오는 1월 중순으로 임기를 마치게 됩니다. 이 일들이 끝나고 나면 당분간 외부의 일은 맡지 않을 계획입니다. 그동안 흐트러진 제 영성생활을 돌아보고, 교회당 이전 이후 교회의 안정적 변화와 성장 그리고 교인들을 돌보는 일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새 교회당 공사가 끝나고 이전을 하게 되도 여전히 제가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겁니다. 6년을 시무했으니 안식년을 가져야 하겠지만 당분간 교회 여건상 안식년을 할 형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마도 2017년으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안식년을 갖지 않더라도 바쁜 목사가 되지 않도록, 그래서 나쁜 목사가 되지 않도록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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