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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욕심과 낙심 사이에서 은혜로 살아가기]-DEC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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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낙심사이에서 은혜로 살아가기

 

우리 교회 김신규/김석자 집사님께서 38년 가까이 경영해 오신 Oga’s Restaurant이 지난 23일에 문을 닫았습니다. 한곳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경영하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이 식당은 전형적인 남부의 다이너(diner)의 모습을 잘 유지해서 영화 촬영지와 뮤직 비디오 촬영지로 각광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두 분 모두 연세가 드셔서 더 이상 정상적으로 경영하기가 어렵게 되어 문을 닫게 된 것입니다.

문을 닫는 날 아침에 이곳에 심방 겸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김집사님은 이 식당에서 집사님의 많은 가족들이 첫 이민생활을 시작했고, 잘 정착한 후에 다른 비즈니스를 경영하게 되었다고 회고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이 식당이 많은 분들의 이민생활 훈련장이 된 셈입니다. 집사님은 그 사실을 큰 보람으로 여기셨습니다. 이제 자신의 책임을 다 했으니 후회는 없지만 섭섭함은 금할 길이 없다고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달려갈 길을 최선을 다해 달려간 두 분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37년을 한 자리에서 꾸준히 식당을 경영하신 집사님을 보면서 욕심과 낙심을 잘 이겨내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업이 잘 될 때는 더 큰 사업, 더 근사한 사업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을 겁니다. 또 사업이 힘들고 지겹게 느껴질 때는 낙심이 되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겁니다. 그러니 욕심과 낙심을 잘 견디셨기에 이렇게 오래도록 일을 하셨던 겁니다.

우리 인생의 모든 일들이 마찬가지 아닐까요? 형통할 때는 교만하여 욕심이 생기기 쉽고, 힘들 때는 낙심하여 포기하기기 쉽습니다. 목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역에 있어서 욕심과 낙심을 이기는 길은 은혜밖에는 없습니다. 은혜를 알 때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고 나를 바라보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바라볼 때 일이 잘 된다고 교만하지 않고, 욕심을 부리지도 않습니다. 하나님만을 바라볼 때 일이 안 된다고 낙심하지도 않습니다.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에 이르렀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금년 한 해 애 많이 쓰셨습니다. 이민자로 살아가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때에 저마다 삶의 현장에서 낙심도 욕심도 이기면서 잘 견디셨습니다. 새해에도 은혜 가운데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부지런히 걸어가는 보람된 인생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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