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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제한 속도 35마일?] 02-07-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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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속도 35마일?

 

가끔 운전을 하다 보면 갑자기 제한속도가 45마일이나 35마일로 줄어드는 곳이 있습니다. 도로도 넓고 반듯하고, 차량 통행도 많지 않고, 위험 요소도 없어서 속도를 줄여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뜬금없이 제한속도가 줄어듭니다. 이런 곳에는 영락없이 교통경찰이 과속 단속을 합니다. 슈가로프 파크웨이나 둘루스 시청 앞 뷰포드 하이웨이가 대표적인 곳으로, 여기서 단속에 걸려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한번 걸린 적이 있습니다. 억울하기 짝이 없어 화가 났었습니다. 사실 이런 곳에서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과속을 합니다. 그러니 단속에 걸린 사람만 억울하다는 생각을 하게 마련입니다. “틀림없이 운전자를 골탕 먹이고 벌금을 걷어서 부족한 재정을 채울 속셈으로 그랬을 거야. 이런 나쁜 사람들 같으니라구.” 이런 생각을 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도를 줄여야 할 이유가 없는 곳, 오히려 과속을 해도 괜찮을 것 같은 곳에서 한번쯤 속도를 줄이고 천천해 달려보라는 뜻이 아닐까? 위험한 곳에서는 누구나 조심을 하지만 위험하지 않게 보이고, 씽씽 달려도 좋을 것 같은 순간이 정말 위험한 순간이 아닐까?”

글쎄요? 경찰 당국이 거기까지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합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고 지금이야말로 한번 달려볼 때라고 생각될 때가 위기의 순간입니다.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10:12)고 했습니다.

제가 새로 이사를 간 집 앞 길도 제한속도가 45마일입니다. 일 아침 그 표지를 볼 때마다 속으로 생각합니다. “내 인생이 달리고 싶을 때, 탄탄대로라고 생각될 때, 가던 길을 늦추고 천천히 가자.”

여러분, 혹시 지금 잘 달리고 있습니까? 앞길이 탁 트인 것 같아 보입니까? 속도를 늦추고 좌우를 살피고 잠시 호흡을 길게 쉬면서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묵상하십시오.

혹시 황당하게 과속 벌금을 내셔서 속상한 일이 있었다면 내 인생의 큰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며 위로받으십시오. 그래도 너무 돈이 아깝고 억울하신가요? 그건 저도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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