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주기] 04-17-2016
- 작성자 : 웹섬김…
- 16-04-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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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기
어제가 세월호 참사 2주기였습니다. 304명의 고귀한 생명이 희생당했지만 진실은 규명되지 않았고, 세월호도 인양되지 않았으며, 책임을 진 사람도 없습니다. 유가족들은 아직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고통당하고 있고, 세상은 이 사건을 “정치적 논란” 정도로 치부하며 잊어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2주기를 맞으면서 우리 교회에서 기도회 같은 시간을 갖지 못해서 너무나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부활절, 입당감사예베, 부흥사경회, 권사임직식 등의 행사가 연이어 열렸던 탓도 있겠고, 세월호 문제를 자꾸 정치적 문제로 여기는 분들의 부정적 시각도 있었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아파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파하고, 눈물 흘리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한다면 교회가 좋은 건물로 이사한 것인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반성을 해봅니다.
한국의 한 정당 대표가 “정치적 논란”을 우려해서 추모행사 불참을 결정했다는 말을 듣고 저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세월호 참사는 “정치적 논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건 우리 모두가 아파하고 반성하고 책임을 나눠져야 하는 일입니다. 세월호 침몰은 한국 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사건입니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위해 인명을 경시했고, 해경은 소위 기업과 결탁한 이해관계 때문에 구조를 소홀히 했고, 정부는 위기대응 기능을 상실한 채 진실을 덮는 일에만 급급했으며, 언론은 본질을 호도했습니다. 세월호와 함께 대한민국이 침몰한 것입니다. 그런데 결국 세월호는 그야말로 “정치적 논란”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함께 아파하던 국민들은 어느 순간 분열되고, 피해자 유가족들은 죽은 자식을 팔아 돈이나 챙기려는 파렴치한 사람들로 매도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정치적 논란”이 되지 않는 길은 간단합니다. 진실을 밝히면 됩니다. 이 참사를 “논란”거리로 만들지 말고, “공감”거리로 만들어 함께 기억하고 함께 아파하면 됩니다.
저의 이 칼럼을 “정치적 논란”으로 여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세월호 2주기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버린 목사로서 부끄러운 마음을 고백하는 것이니까요. 우리 그리스도인들만이라도 진실이 인양되기를 소망하면서 유가족들과 함께 아파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복음을 굳게 붙잡고 나아가는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일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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