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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내향적 교인, ‘I’를 위한 목회] 02-23-2025


내향적 교인, ‘I’를 위한 목회

최근 MBTI 성격 검사에 관한 관심이 높습니다. 얼마 전 우리 중고등부 교역자 지원자 중에도 자기 MBTI 유형을 언급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MBTI는 사람의 성향을 외향(E)/내향(I), 감각(S)/직관(N), 사고(T)/감정(F), 판단(J)/인식(P) 등의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지나친 단순화의 위험도 있지만, MBTI는 사람의 성격이 저마다 다르고, 그 성격은 옳고-그름, 좋고-나쁨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걸 알려주고, 상대방의 모습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성격유형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외향/내향입니다. 신앙생활에도 이런 모습이 적용됩니다. 외향적 교인은 활발한 교제와 다양한 사역 활동을 통해 신앙을 표현하고 성장합니다. 반면, 내향적인 교인은 조용한 묵상과 개인적인 신앙 성찰을 통해 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교회는 외향적 성향의 교인들이 주도합니다. 그 결과, 외향적인 교인은 자연스럽게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고, 내향적인 교인은 소외되거나 위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교회 봉사 활동이 주로 사람을 많이 대하는 역할로 이루어지다 보니, 조용히 섬기기를 원하는 내향적인 교인들이 봉사할 자리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성경에는 조용하면서도 깊은 신앙을 가진 인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모세는 말을 잘하지 못해 하나님께 아론을 대신 보내 달라고 요청했고, 예레미야는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예언자로 소명 받았을 때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위대한 지도자였습니다.

이제 교회도 내향적 교인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내향적 교인들이 교회 사역과 활동에 소극적인 이유는 믿음이 없거나 헌신할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외향적 프로그램이 주도하는 교회 분위기에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교회 봉사는 안내나 찬양팀처럼 사람을 많이 만나는 활동뿐만 아니라, 조용히 섬길 수 있는 활동들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교회 문서 정리, 영상 편집, 홈페이지 관리, 편지 사역, 기도 사역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내향적인 교인들에게 맞는 봉사 기회를 제공하면, 이들도 자신의 은사를 활용하여 교회를 섬길 수 있습니다. 예배 중에 기도나 찬양도 뜨겁게 자기를 표현하며 하는 것도 좋지만, 차분하고 조용하게 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은 보통 적극적인 교인에게 더 관심을 가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내향적인 교인들은 자신의 신앙 고민을 쉽게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개별적으로 다가가는 목회가 필요합니다. 정기적으로 개별적인 신앙 상담을 진행하거나, 내향적인 교인들이 부담 없이 자신의 신앙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다양한 성향의 사람을 창조하셨고, 모두에게 고유한 은사를 주셨습니다. 교회가 한쪽 성향의 사람들에게만 맞춰진 구조가 아니라, 모든 성도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교회도 그동안 내향적 교인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부족했습니다.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할 때, 교회 공동체는 더욱 건강하고 풍성한 모습으로 세워질 것입니다. 이제 내향적 교인 ‘I’를 위한 목회를 많이 고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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