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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질문과 대답] 09-01-2024


질문과 대답

기독교는 “Jesus is the answer. 예수님이 답이다.”라고 가르칩니다. 기독교 신앙에서 예수님은 삶의 목적, 존재의 의미, 도덕적 방향, 그리고 영원한 생명에 대한 답을 주는 분입니다. 특히 ‘an answer’ 여러 답 중의 하나가 아니라 ‘the answer’ 유일하고 최종적인 답이라는 믿음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를 왜곡되게 받아들이면 질문 없이 답만 구하는 안일한 신앙에 빠지기 쉽습니다.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미국의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은 죽음을 앞둔 시점에 "답이 뭔가요?"라고 물었다고 전해지고, 잠시 후 "질문이 뭔가요?"라고 다시 물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What is the answer? In that case, what is the question?" 인생의 의미나 본질에 대한 궁극적인 "답"을 찾으려면 먼저 우리가 무엇을 묻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성경이 주는 답을 찾아 헤매지 마십시오. 쉽게 답을 주는 학문이나 종교는 사이비일 가능성이 큽니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을 '모든 문제의 정답'으로 믿으면서, 실제로는 그분의 가르침과 삶의 의미를 깊이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을 단순히 '마술램프의 지니'처럼 필요할 때마다 불러내는 존재로 축소하는 것입니다.

스타인의 말처럼, 진정한 신앙은 단지 정해진 답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기독교 신앙에서도 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길을 따라가는 과정에는 반드시 질문과 고민, 성찰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을 우리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으로 믿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답을 찾기 위해 우리가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그 질문이 우리의 신앙과 삶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신앙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신앙생활이 단순히 정답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정답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여정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신앙의 여정은 지속적인 탐구와 성찰을 통해 더 깊은 이해와 관계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거트루드 스타인의 "질문이 뭔가요?"라는 물음은 우리에게 신앙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예수님이 답이라면, 그 답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우리를 변화시키고 새롭게 하는 살아있는 진리여야 합니다. 예수님을 그저 문제 해결사로 여기는 태도는 신앙을 피상적으로 만들고, 참된 변화를 경험할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른다면, 그분이 우리에게 주시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더욱 깊이 있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설교를 준비할 때 교인들에게 명쾌한 답을 주고 싶은 유혹에 빠집니다. 교인들도 그런 기대를 하실 겁니다. 그러나 답을 주는 설교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함께 고민하는 그런 설교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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