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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LA 지역 산불이 진화되기를 기도합니다] 01-12-2025


LA 지역 산불이 진화되기를 기도합니다.

끔찍한 재난이 일어나 사람들이 고통을 당할 때 재난의 원인을 분석하고 책임 소재를 따지기보다는 먼저 고난을 겪는 이들에 대한 연민과 동정 그리고 연대를 표현하는 것이 먼저일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그 재난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고 하면 언제까지나 ‘기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미국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큰 재난과 사고가 바로 총기 대량 학살 사고와 서부 지역 대형 산불입니다. 안전을 언제나 최우선시하는 미국에서 이런 일들이 해마다 반복되는데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게 참 이상합니다.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LA 지역의 산불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왜 이렇게 해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지, 더구나 불을 끌 물까지 부족하다니 더 당황스럽습니다.

이 재난을 20년 넘게 반복적으로 경고한 마이크 데이비스라는 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공포의 생태학>이라는 책에서 "산타 아나의 이런 바람에 라이터를 들고 오토바이를 탄 단 한 명의 미치광이가 세상의 절반을 불태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산맥의 해안가는 말 그대로 항시적으로 불타는 건조 지역이자 화재 벨트 지역이라는 겁니다.

둘째, 오래전 이곳에 살던 토착 선주민들은 '관행 소각'이라는 게 있었답니다. 일부러 산불 연료가 될 마른 덤불을 태워 대화재를 방지하는 것인데, 백인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이것을 금지한 것이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2023년 캘리포니아에 예상 밖으로 비가 많이 내려 잡초가 많이 자랐는데, 지난 8개월간 이 지역에 비가 오지 않아 바싹 마른 잡풀들이 바로 산불의 연료로 기능했다는 것입니다.

셋째, 캘리포니아의 개발 붐입니다. 애초에 집을 지어서는 안 되는 화재 위험지구에 많은 집을 지어댄 것입니다. 1993년 이후 캘리포니아 신규 주택의 절반 이상이 화재 위험 지역에 건설되었으며, 캘리포니아 주 인구의 약 1/4에 해당하는 1,100만 명 이상의 주민이 산불 고위험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애당초 건조 지역인 남부 캘리포니아가 피스타치오와 아몬드 그리고 각종 채소를 생산하는 농업지대로 개발되면서 심각한 물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데, 특히 ‘원더플 컴파니’라는 대규모 농업 기업이 지하수를 과도하게 독점하고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자연 개발과 보호’라는 문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그러나 해마다 반복되는 재해를 겪으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다시 한번 LA 지역 산불 피해를 당한 분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기대해 봅니다. 무엇보다도 이 재앙이 어서 속히 멈춰지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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